아스파라거스 재배방법 | 파종시기 | 모종 (크라운) | 아스파라거스 심는 방법 | 수확 | 병충해

 

아스파라거스는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한 번 키워보면 매년 봄마다 싱그럽게 올라오는 그 새순을 기다리게 되는 매력적인 채소예요. 제가 아스파라거스를 직접 키우기로 마음먹은 건, 외국 요리책에서 ‘정원에 심어두면 해마다 수확이 가능하다’는 구절을 보고 나서였어요. 단단한 뿌리에서 해마다 싹이 솟아나는 모습, 그 자연스러운 생명력에 반해 정원 한쪽을 전부 이 식물에게 내어주게 되었죠.

 

아스파라거스는 다년생 채소의 대표 주자예요. 한 번 잘 심어두면 10년 이상, 관리에 따라 20년 가까이도 수확이 가능하죠. 대신, 처음 2~3년은 정착 기간으로 봐야 해요. 그 시간 동안 흙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몸을 키우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게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도 함께 키워야 하죠. 오늘은 초보자도 실패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아스파라거스 파종 시기부터 아스파라거스 모종 선택, 아스파라거스 심는 방법, 아스파라거스 관리와 수확까지 아스파라거스를 제대로 키우는 과정을 안내드릴게요.

1) 아스파라거스 파종 시기 – 씨앗 vs. 뿌리묘, 선택이 달라요

아스파라거스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키울 수 있어요. 씨앗 파종과 뿌리묘(크라운) 심기예요. 씨앗은 2~3월에 실내에서 파종하고, 싹이 튼 뒤 5월경 노지로 옮기는데, 발아율이 낮고 초기 생장이 매우 느려 첫 수확까지 최소 3년 이상 걸려요. 반면 뿌리묘는 1~2년생 뿌리를 봄에 바로 심을 수 있어서 이듬해부터 소량 수확이 가능합니다.

 

심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월 중순~4월 초가 이상적이에요. 땅이 풀리고 햇볕이 따뜻해지는 시기죠. 남부 지역은 3월 초부터, 중북부는 4월 중순까지 심을 수 있어요. 씨앗 발아온도는 20~25도, 뿌리묘는 땅 온도 10도 이상에서 잘 활착 합니다.

 

2) 아스파라거스 모종(크라운) 고르는 법 – 뿌리의 힘이 전부예요

아스파라거스 재배의 성패는 뿌리묘의 품질에 달렸어요. 크라운이라고도 불리는 뿌리묘는 줄기 없이 뿌리만 있는 상태로, 건강한 크라운은 뿌리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고, 중심부에 싹이 붙어 있어야 해요.

 

1년생보다는 2년생 뿌리묘가 초기 활착률과 수확 시작 시점에서 유리해요. 뿌리가 지나치게 마르지 않고, 눌렀을 때 단단한 탄력이 느껴지면 좋은 상태예요. 배송으로 받았다면 수령 즉시 물에 12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심는 것이 좋아요. 뿌리 끝이 하얗고 살아 있다면 흙에 들어간 순간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합니다.

3) 흙과 위치 – 배수와 햇빛, 이 두 가지가 관건

 

아스파라거스는 햇빛을 무척 좋아해요.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햇빛이 드는 남향 또는 동남향 노지나 텃밭이 좋아요. 그늘에서 자란 아스파라거스는 줄기가 가늘고, 수확량도 적어요.

 

토양은 배수가 매우 잘 되어야 하고, 유기물이 풍부한 사양토가 이상적이에요. 퇴비나 부숙된 분뇨를 충분히 넣고 pH는 6.5~7.5가 적당합니다. 지하수위가 높은 땅에서는 뿌리 썩음병 발생이 쉬우니 반드시 배수로를 확보해야 해요. 텃밭이 없다면 30L 이상의 대형 화분도 가능하지만, 최소 40cm 깊이가 확보되어야 뿌리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4) 아스파라거스 심는 방법 – 도랑 파기부터 흙 덮기까지

① 도랑을 파요

폭 30~40cm, 깊이 25~30cm 정도로 도랑을 파고 바닥에 퇴비와 완효성 비료를 넣어요. 뿌리를 바로 닿게 하기보다는 얇게 흙을 다시 한 겹 덮어주는 것이 좋아요.

② 뿌리를 펼쳐 심어요

뿌리묘를 가운데 올리고 뿌리를 부채꼴로 사방에 펼친 후, 흙으로 5~7cm 정도만 덮어줍니다. 심을 때 너무 깊게 묻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③ 흙은 천천히 덮어요

싹이 올라올 때마다 흙을 점점 덮어주는 방식으로 2~3개월에 걸쳐 도랑을 채우는 방식이 좋아요. 이 과정을 거치면 뿌리가 깊고 단단하게 자리를 잡게 됩니다.

5) 물주기와 관리 – 뿌리 잡을 땐 촉촉하게, 그 뒤엔 건조하게

 

활착 초기엔 물이 중요해요. 뿌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흙이 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과습보다 건조한 환경이 더 좋기 때문에, 물은 겉흙이 말랐을 때만 흠뻑 주는 게 원칙이에요. 배수가 되지 않으면 뿌리 썩음병이 발생하기 쉬워요.

 

첫해에는 수확하지 말고 무조건 잎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해요. 잎과 줄기는 광합성을 통해 뿌리에 영양을 저장해 주는 역할을 해요. 수확보다 중요한 건 2년차 이후의 내실입니다.

 

6) 수확 – 언제, 얼마나, 어떻게 자를까?

2년 차에는 소량만, 3년차부터 본격 수확이 가능합니다. 수확 시기는 4월~6월 사이, 새순이 지면에서 20cm 정도 올라왔을 때가 적기예요. 새벽 시간대에 자라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른 아침에 수확하는 것이 가장 품질이 좋습니다.

 

자를 땐 지면에서 2~3cm 위를 예리한 칼로 수직 절단해 주세요. 너무 많이 수확하면 그해 뿌리가 지치기 때문에 6월 중순 이후에는 수확을 멈추고 잎을 키우는 시기로 전환해야 해요.

7) 병해충 관리와 월동 준비

줄기썩음병, 뿌리썩음병, 아스파라거스 딱정벌레가 대표적이에요. 병든 줄기는 조기에 제거하고, 환기와 배수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에요. 가능한 한 밀식하지 말고, 이랑(두둑)을 높게 유지하세요.

 

겨울에는 지상부가 갈변하며 자연스럽게 마르는데, 그때 지면 가까이서 잘라내고 왕겨나 짚, 부직포 등으로 덮어 월동을 준비해요. 화분 재배 시엔 마른 상태로 베란다나 실외에서 휴면하게 두는 것이 오히려 뿌리에 안정감을 줍니다.

 

결론

아스파라거스는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확실히 보상해주는 작물이에요. 뿌리를 심고 1~2년 동안 애정을 담아 지켜보면, 그다음 해부터는 매년 봄마다 정직하게 올라오는 연둣빛 새순이 반겨줄 거예요.

 

단단하고 깊게 뿌리 내린 아스파라거스처럼, 정원 한편에 느긋하게 뿌리를 내리고 기다리는 삶의 자세도 배울 수 있답니다. 오늘 알려드린 방식대로 차근히 심고 관리해 보세요. 분명 3년 후의 식탁엔, 여러분 손에서 자란 가장 신선한 아스파라거스가 올라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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