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치료법 중 인공 와우 이식 | 인공 와우 이식이란 | 보청기와 차이 | 비용

 

청력을 잃어간다는 건, 단순히 세상이 조용해지는 걸 의미하지 않아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리기 시작하고, 그 목소리조차 점점 낯설어질 때, 우리는 세상과의 연결이 하나씩 끊어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난청 치료 7가지를 통해 다양한 회복 방법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가장 ‘마지막 선택지’처럼 여겨지지만,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처음으로 진짜 소리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치료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인공 와우 이식(Cochlear Implant)이에요. 이 치료는 단지 소리를 크게 해주는 보조 장치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경로를 통해 소리를 뇌로 보내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이 작은 전극 하나가 누군가의 세상을 다시 열어줄 수 있어요.

인공 와우 이식이란 무엇인가요?

 

우리는 소리를 귀로 듣지만, 사실 ‘듣는다’는 건 뇌가 그 소리를 인식하는 거예요. 그런데 내이, 특히 달팽이관(와우)이 망가지면 소리가 뇌까지 도달하지 못하죠. 인공 와우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고안된 장치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고, 그 신호를 귀 안에 심은 전극이 청신경에 직접 자극을 줘서 뇌로 보내주는 구조예요.

 

조금 어려운 말일 수도 있지만, 쉽게 말해 ‘고장 난 길 대신 새 길을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보청기가 남은 청력을 증폭시키는 장치라면, 인공 와우는 청력이 거의 사라졌을 때 뇌로 직접 소리 정보를 보내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어요.

어떤 경우에 인공 와우가 필요할까요?

 

모든 난청 환자가 이 수술의 대상은 아닙니다. 인공 와우는 보청기를 써도 일상 대화조차 어려운 사람, 즉 심도 이상의 감각신경성 난청을 가진 분들을 위한 치료예요. 청신경이 아직 반응할 수 있을 만큼은 살아 있어야 하고, 기존 청각세포는 거의 기능하지 않아야 하죠.

 

이런 경우는 선천적으로 청력을 잃은 아동, 청각세포가 손상된 고도 난청 성인, 또는 약물이나 질병으로 갑자기 청력이 떨어진 경우 등에 해당합니다. 특히 언어를 배우기 전의 아동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이식을 받는 것이 향후 말하기와 인지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쳐요. 늦게 시작할수록 뇌는 소리를 해석하는 법을 잊게 되니까요.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며, 위험하지는 않나요?

인공 와우 이식은 전신 마취가 필요한 수술로, 일반적으로 2~3시간 정도 소요돼요. 귀 뒤쪽의 뼈를 조금 절개한 뒤, 달팽이관 안쪽에 가느다란 전극을 삽입하고, 두피 아래에는 신호를 받아 전달할 수신기 코일을 심어요. 수술 자체는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모든 수술이 그렇듯 드물게 감염이나 안면신경 자극,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술 직후 바로 소리가 들리는 건 아니에요. 수술 부위가 회복된 뒤 외부 장치를 연결하고, 음성 프로세서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소리가 뇌에 전달되기 시작합니다. 수술이 ‘끝’이 아니라, 진짜 소리를 회복하는 여정의 ‘시작’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수술만 받으면 바로 잘 들리게 될까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아요. 오랫동안 소리를 듣지 못한 뇌는 ‘소리’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처음엔 낯설고 어색하게 들릴 수 있어요. 그래서 이식 후에는 반드시 청각 재활 훈련이 필요합니다.

 

재활은 단순한 훈련을 넘어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 가까워요. 단어를 듣고 따라 하고, 문장을 구별하고, 생활 소음을 인식하는 훈련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돼요. 특히 아동의 경우엔 이 과정이 언어 발달과 직결되기 때문에, 언어치료사와 함께 긴 시간을 함께 하게 됩니다.

 

결국 수술은 몸이 회복하는 것이고, 재활은 ‘삶이 회복되는 과정’이에요.

 

보청기와 인공 와우는 어떻게 다를까요?

보청기는 소리를 크게 들려주는 장치입니다. 남아 있는 청각세포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소리를 증폭시켜 전달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감각세포가 거의 기능하지 않거나 청신경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소리를 키워도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 인공 와우가 필요해요. 소리를 뇌에 ‘바로’ 보내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이건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에요. 예를 들어, 보청기는 라디오의 볼륨을 키우는 거고, 인공 와우는 고장 난 스피커 대신 새 오디오를 연결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비용은 어떻게 적용되나요?

인공 와우는 기기와 수술, 외부 프로세서, 이후 재활까지 모두 포함하면 수천만 원대가 들어가는 고가의 치료예요. 하지만 현재는 다양한 제도가 적용되고 있고, 특히 청각장애로 등록된 사람이나 19세 미만 아동의 경우엔 본인 부담금이 상당히 줄어듭니다.

 

지자체나 사회복지기관을 통한 추가 지원도 가능하고, 일부 병원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저소득층을 위한 보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수술 전에 꼭 상담을 통해 지원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 때문에 망설이기엔, 이 수술이 돌려줄 수 있는 가치가 훨씬 크니까요.

 

인공 와우는 누군가의 삶을 다시 연결해주는 기술

이 수술은 단순히 소리를 듣게 해주는 기술 그 이상이에요. 사람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아이의 웃음소리를 알아차리고, 새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릴 수 있는 일상이 누군가에겐 기적처럼 다가오거든요.

 

특히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감으로 이어졌던 삶이, 다시 소리와 연결되면서 훨씬 밝아지는 사례들을 많이 봤어요. 꼭 말이 아니라, 소리가 주는 온기가 있다는 걸 이식 후에야 실감하게 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마무리 – 아직 끝이 아니라면, 새로운 시작을 고려해 보세요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하죠. 하지만 인공 와우 이식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그 가능성을 다시 열어주는 치료예요. 지금 보청기로도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렵다면, 더 늦기 전에 한 번쯤은 이 치료를 진지하게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

 

소리는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배경이고 사람 사이의 다리가 됩니다. 그 다리를 다시 놓을 수 있다면, 시도해 볼 만한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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